[미국육아] 셀프로 매년 아이 생일 케이크 다양하게 꾸미기
출산을 늦게 하기도 했고, 라떼는 없던 육아문화라는 것들이 많아서 아이 돌잔치를 마치고는 사실 생일만 간단히 케이크 사서 가족끼리 축하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젊은 아기 엄마들이 아이를 백일부터 천일까지 100일 단위로 챙겨가며 사진 찍는 걸 보며 저건 못할 짓이라 생각하고 아예 그건 시도조차 안 했어요. 하지만 백일과 3백 일은 챙겼었고, 매년 생일과 천일은 챙겼습니다.
3백 일을 챙겼던 이유는 그때 젊은 엄마들이 백일 단위로 아이 성장기록 사진을 찍는다는 걸 처음 알게 돼서 그때 부랴부랴 준비해서 찍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느낀 것은 백일 단위로 사진 찍는 것은 못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렇게 사진을 찍어놓으니 가끔 아이 사진을 보며 그때를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으니 좋기는 합니다!
한국에선 많은 분들이 아이들 성장사진을 전문으로 찍어주는 곳에서 촬영을 하시던데 저는 저희 결혼사진도 그랬고, 아이의 모든 사진들이 셀프로 찍은 사진들이에요. 300일 촬영은 당시 10불을 들여 촬영했었죠. 풍선만 사면 됐었거든요. 절약도 절약인데 똑같은 배경에서 아이만 바꾸어 촬영하는 판에 박힌 사진들이 싫어서 사실 늘 셀프로 하는 것도 있어요.
아이 1000일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가 시누가 알려줘서 진짜 급하게 부랴부랴 준비했던 기억이 나요. 급하게 해서인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했던 것 같아요. ^^;; 이때만해도 노하우 같은 건 없어서 그냥 예뻐 보이는 건 다 가져다가 꾸몄던 것 같은데, 이때를 이후로 한 달 전부터 고민하며 어떻게 꾸밀지를 고민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1. 중장비 케이크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중장비 케이크라는 걸 본 적이 있어요. 그리고 남자아이들은 누구나 좋아하고, 한번은 거쳐가는 중장비 사랑의 시절이 저희 아들도 있었거든요. 그때 이거다 싶어서 초콜릿케이크를 사다가 아래 사진처럼 직접 꾸몄었어요. 중장비 케이크 아이디어는 미국맘들 아이디어가 더 많이 검색이 되어서 Excavator cake라고 검색해서 정말 많은 케이크 아이디어 사진들을 봤었어요. 저의 기준은 단순히 사진만 찍고 맛없어 못 먹는 케이크는 실용적이지 않아서 싫었고, 색소 잔뜩 들어간 것도 싫어서 가성비와 실용성,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수준을 고려해서 고민하며 구상을 했었어요. 케이크에 사용된 장난감들은 따로 일부러 구매한 것은 없었고, 아들이 평소 가지고 놀던 중장비 장난감들을 활용해서 만들었는데, 케이크에 올릴 거라 전부 한 번씩 깨끗이 씻어 말리고 사용했어요.
이때는 캘리포니아에 살 때였는데, 85도씨 베이커리에서 초코 케이트 1단짜리 하나와 벽돌을 쌓아올리는 느낌을 내기 위한 조각 초콜릿케이크도 몇 개 구매했어요. 그리고 브라우니 하나를 으깨서 포크레인이 마치 땅을 파고 있는 듯한 느낌을 내주려고 위에 조금 얹었고, 미니 트럭에도 조금 실었어요. 이 케이크를 만들 때가 아이가 3살 때였는데, 이걸 보고 어찌나 흥분을 하던지 사진을 찍기까지 만지면 절대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며 어렵게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그래도 조금 컸다고 나름 열심히 잘 참아주어서 사진을 다 찍고 조금 덜어내어 아이가 잠시 촉감놀이 겸 가지고 놀 수 있게 해 주었었답니다.
https://youtu.be/tIUFhWCwYGw?si=NoWpEjsPFjlOw7AT
이때가 케이크에 가장 공을 많이 들였던 것 같아요.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정말 많은 고민을 하면서 머릿속으로 수도 없이 시뮬레이션을 해가며 완성했던 케이크예요.
2. PAW Patrol (퍼피구조대) Theme 생일 케이크
미국 아이들은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꼭 한 번은 거쳐가는 PAW Patrol을 저희 아들도 정말 오랫동안 좋아했어요. 신기하게도 저희 아들은 뽀로로를 안 좋아했고, 타요는 장난감은 좋아했지만 만화는 싫어했죠. 하지만 퍼피구조대는 정말 오랫동안 좋아했어요. 그중에서도 마샬 캐릭터를 가장 많이 좋아했는데, 이때도 정말 많은 미국맘들의 아이디어를 검색해 보며 고민했던 것 같아요.
벽에 붙였던 풍선 배너를 너무 높게 붙여서 많이 아쉬웠던 기억이 나요. 생전 해본 적도 없는 풍선 배너를 만들어보겠다고 할로윈 바로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열심히 만들었는데, 높이 달아버린 바람에 어찌나 아쉬웠던지 모릅니다. 케이크 탑퍼는 Etsy에서 한 달 전에 미리 주문했었어요. 보통 주문 후 제작이 들어가는데 배송기간까지 고려해서 여유 있게 주문해야 하더라고요. 케이크보다 탑퍼가 훨씬 더 비쌌는데 그래도 케이크에 붙인 강아지 발바닥 모양까지 보내주어서 케이크를 멋지게 꾸밀 수 있었어요.
5살 때는 퍼피구조대 영화가 개봉을 했었어요. 마이티 PAW Patrol 영화를 보고 또다시 잊힌 듯했던 PAW Patrol 사랑이 시작됐었죠. 그래서 혹시 몰라 작년에 사용했던 탑퍼를 깨끗이 씻어 잘 보관했다가 재활용을 했었는데 비싸게 구매했지만 이렇게 2번 사용하고, 또 지인이 빌려달라고 해서 지인까지 총 3번을 사용했으니 비싸게 구매했지만 뽕은 뽑은 것 같아요. ㅎㅎ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 띰으로 꾸며진 케이크와 풍선, 그리고 최신상 장난감들을 보고 엄청 행복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불과 얼마 전에 극장에서 봤던 그 주인공들 장난감이 눈앞에 있으니 5살 아이는 엄청 흥분을 했었더랬죠. 이 해맑은 미소를 보기 위해 매년 어떻게 케이크를 꾸밀지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
3. 트랜스포머 범블비 생일케이크 (Transformer Bumblebee Theme)
올해는 아이가 극장에서 트랜스포머 영화를 보고 할로윈 코스튬을 범블비로 정했었어요. 분명 주인공은 옵티머스 프라임이었고, 다른 캐릭터들과 비교할 때 월등히 더 멋있었는데도, 아이는 범블비를 더 좋아했었죠. 아마도 장난꾸러기 캐릭터에 엉뚱하고 실수하는 모습이 5살 아이는 마냥 재밌어서 더 좋아했던 것 같아요.
6살 생일 케이크 탑퍼도 역시 엣지에서 주문을 했는데, 이번엔 제가 탑퍼에 붙어있던 숫자 6을 잘라내어 케이크 앞쪽에 붙였어요. 원래는 트랜스포머 얼굴 옆에 숫자 6이 같이 붙어있는 디자인이었는데, 6만 잘라서 케이크 앞에 붙이고, 아이가 원래 가지고 있던 범블비 로봇을 케이크 위에 올려주었더니 큰돈 들이지 않고도 멋진 범블비 케이크가 완성이 되었습니다. 머리에 쓰고 있는 생일 왕관은 바로 전날 학교에서 받은 거예요. 생일이 할로윈 바로 다음날이라 늘 아이의 생일은 노스쿨 데이로 학교를 안가다보니 담임 선생님과 상의 해서 항상 생일 구디백을 미리 보내고, 친구들의 축하를 받거든요. 올해는 할로윈 날에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구디백을 나눠주고, 친구들이 불러주는 생일 축하노래도 듣고, 친구들이 만들어준 Birthday Book도 받아왔는데, 그걸 보며 어떤 친구가 어떻게 해주었다고 이런저런 말을 하며 보는데, 이전과는 너무 많이 다르게 아이가 갑자기 훅 커버린 느낌이에요.
미국은 10월 한 달 내내 아이들을 위한 할로윈 관련 행사가 학교에서부터 교회에 이르기까지 정말 여러 곳에서 많이 있어요. 매년 아이의 생일이 할로윈 바로 다음 날이어서, 할로윈과 생일을 같이 준비해야 하는 부담감이 큰데 다행히 올해도 모든 미션을 잘 완료했습니다. ㅎㅎ